길어지고 있는 바닥 구간, 개선 가능성은?
업황이 최악의 국면을 지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유가 급등에 따른 스프레드 악화로 시황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추가적인 둔화 보다는 개선 가능성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개선 가능성의 근거는 1) 동계 올림픽 이후 중국 수요 회복 및 부양책 기대감, 2) 병목 현상의 점진적 해소다. 다만 수요 개선에 따른 분위기 반전이 나타나더라도 추세적인 반등이 나오기 위해서는 유가의 하향 안정화가 필요하다.
불확실성이 확대된 국면이지만 저평가 관점의 매수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 과거 불황기(2012~14년) 당시 롯데케미칼의 평균 PBR은 1.2배였으며 현재 PBR(2022년 실적 기준)은 0.5배로 현재 시황이 더 비관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당시 국제 유가가 100달러/배럴을 상회했으며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됐고 공급 부담도 심한 상황이었다. 현재 시황 부진의 원인이 그 당시와 유사하지만 높아진 이익 체력, 재무 구조 등을 비교할 경우 당시보다 밸류에이션이 더 낮을 이유는 없다. 따라서 현재 주가는 우려를 충분히 반영한 수준이라고 판단한다.

개선 가능성 근거 1) 중국 수요 회복 및 부양책 기대감
2021년 상반기 이후 중국 경기가 둔화되며 화학 수요는 크게 위축됐다. 올해 1분기까지 동계올림픽 영향으로 전방 제조업 가동률도 낮게 유지되며 시황 약세가 이어졌다. 제조업 PMI, 고정자산투자, 산업생산 등 주요 경제 지표들도 부진한 흐름이 지속됐다. 동계올림픽이 마무리된 현 시점에서 제조업 가동률 회복이 예상되며 중국 정부는 경기 진작을 위한 부양책을 펼칠 가능성도 높다.
작년 12월 중국 정부는 지급준비율을 인하했으며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도 2021년 12월, 2022년 1월 두 차례 인하했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통해 경기의 하단을 지지하고 침체된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한 노력이라 판단된다. 적극적인 재정정책에 따른 인프라 투자 확대로 경기 회복 속도를 끌어올릴 전망이다. 1~2월 발행된 지방특수채는 1.46조 위안으로 연간 예상한도의 40%에 달하며 작년 1~2월 발행액은 없었다. 전인대 이후 3~5월 경기 회복 모멘텀이 강화 되며 위축된 화학 수요를 개선시킬 가능성이 높다.
개선 가능성 근거 2) 병목 현상의 점진적 해소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경기 우려를 심화시키고 있다. 공급 병목 현상은 산업 밸류체인 전반에 타격을 입히고 비용 상승을 유발해 생산을 감소시켰다. 현재 화학 산업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요인들은 차량용 반도체 숏티지, 해상운송 차질 등이다.
다만 현재 글로벌 수급 여건은 우호적(수요>공급)인 상황이다. 자동차 판매 또한 완성차 업체들의 미출고 대기가 높은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수요가 우위인 상황이다. 반도체 숏티지가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으나 올해 들어 신차생산차질 대수는 전년대비 급감했으며 하반기로 갈수록 완화될 전망이다. 화학 제품은 대부분 해상을 통해 운반되며 주로 컨테이너선이 이용된다. 컨테이너 운임지수는 2020년부터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하향 안정화가 예상된다. 글로벌 컨테이너 적체 지수는 작년 10월 이후 하락 추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그동안 부진했던 항만 인력 확충도 진행될 전망이다.
우려 요인 1) 국제 유가 강세에 따른 원가 부담
팬데믹 이후 상승세를 이어오던 국제 유가(WTI)는 3월 120달러/배럴을 돌파하며 1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화학 제품의 원재료인 납사 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하며 원가 부담은 더욱 심화됐다. 최근 유가 강세는 타이트한 수급과 더불어 러-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이에 더해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며 에너지 위기 우려가 고조됐고 공급 타이트 심화로 당분간 유가 강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에너지 전문 기관 EIA에 따르면 2022년 국제 유가는 상고하저의 흐름이 예상된다. 2020년 하반기부터 지속된 초과 수요 상황이 올해 2분기 공급 과잉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OPEC+ 증산, 美 산유량 회복 등으로 하반기 공급 증가가 예상된다. 다만 OPEC+ 생산목표 미달과 역대 최저 수준의 재고는 우려 요인이다. 그럼에도 유가를 안정화 시키기 위한 조치(IEA 비축유 방출, OPEC 추가 증산 및 이란 핵합의 가능성 등)들을 감안할 경우 하반기 유가 상승세는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
우려 요인 2) 증설에 따른 공급 부담
최악의 상황에서 수요 반전은 업황의 방향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 수요 회복에 따른 시황 개선이 가능한 상황에서 공급 증가는 주가의 상단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글로벌 에틸렌 증설은 중국을 중심으로 향후 2년간 지속되겠다. 2021년 1,315만톤의 신증설이 이뤄졌으며 올해 1,135만톤(중국 62%)이 예정돼있다. 설 규모는 점차 축소되며 2023년 신증설은 937만톤이 예상된다. 올해 경제 성장률은 작년보다 둔화되겠으나 공급 병목 현상이 완화되고 선진국 및 신흥국 경기 회복으로 화학 수요의 높은 성장 가능성은 존재한다.
글로벌 PE(폴리에틸렌)도 중국 중심의 대규모 증설이 예정되어 있으나 제품별로 증설 규모는 상이할 전망이다. 가장 타격이 큰 제품은 HDPE로 2022년 PE 증설 물량의 70%를 차지할 전망이며 상대적으로 LDPE는 공급 부담이 제한적이겠다. PP(폴리프로필렌)도 작년부터 중국 중심의 대규모 증설이 올해까지 이어지며 공급 부담은 지속되겠다. 올해도 5~6%의 수요 성장이 예상되며 이후 증설 규모는 점차 축소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