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Economy미국과 유럽의 에너지 정책 공조 현황 및 효과

미국과 유럽의 에너지 정책 공조 현황 및 효과

2022년 유럽이 발표한 에너지 정책 대응 가운데 두 가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모두 러시아산 화력 발전 연료 의존도 축소가 표면적인 목적이며 과거 대비 신속한 정책 대응으로 본격적인 이행을 추진하고 있다.

첫 번째로 3월 초 EU(유럽연합)는 2022년 말까지 유럽향 러시아 파이프라인 가스 공급량을 기존의 1/3로 축소하고 2030년까지는 전체 가스 수요의 40%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중장기적으로 에너지 전 부문에 걸쳐 급격한 변화가 필요하며 재생에너지 기술 개발 가속화, 산업 밸류체인 및 기업 측의 협조, 정치적 이해 관계 조정 등이 선행돼야 한다.

단기적 관점에서 보면 당장 유럽 가스 시장 수급 불균형을 초래한다. IHS 전망치 변화를 기준으로 그 규모를 가늠해 볼 수 있는데, 이번 조치로 2022년 유럽의 LNG 수입 추정치는 2월 추정치 대비 27MMt 늘어나 2021년 규모 대비 총 36MMt 증가하는 것으로 상향 조정됐다.

이는 액화 플랜트 등 설비의 즉시 가동을 조건으로 매년 재고 축적 수준을 최소 9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충당 가능한 규모이며 현재 유럽 내 가스 인프라 현황과 신규 건설에 필요한 시간(그린필드 플랜트의 경우 4~6년 소요) 등을 감안 했을 때 당장의 증설 용량으로는 대응이 불가능하다.

글로벌 LNG 공급 측면에서는 2월 추정치가 2021년 대비 22MMt 증가하는 것이었고 14MMt 규모 추가 공급 여력 확보는 다양한 공급 환경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액화 플랜트 유지/보수 일정을 연기해 설비 이용률을 높이거나 비활성화된 설비를 재가동 또는 ramp-ups를 가속화하는 방법 등이 있다. 다만 이러한 가정은 낙관적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최대 공급 물량을 산정한 것이므로 해당 규모만큼 공급이 부족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LNG 수입 확대 및 공급처 다변화는 불가피하며 특히 위 가정에서 글로벌 가스 순공급 증가는 미국 신규 액화 설비 용량의 상업 가동 시점부터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2021년 미국 내 상업 운전이 개시된 LNG 액화 프로젝트는 Elba Island(1.25MMtpa), 시운전이 개시된 프로젝트는 Sabine Pass Train 6(4.50MMtpa)와 Calcasieu Pass Trains 1-9(5MMtpa) 등이었는데 후자의 경우 4월 예정이었던 첫 수출 카고가 이미 선적됐다. 빠른 속도로 가동되고 있는 프로젝트에 힘입어 미국 천연가스 수출 내 LNG 비중이 2021년 처음으로 파이프라인 비중을 넘어섰다.

미국 천연가스 수출
미국 천연가스 수출

이와 같은 환경은 3월 말 유럽과 미국의 가스 공급 등과 관련한 에너지 정책 공조 합의를 뒷받침한다. 미국은 2022년 유럽에 LNG 물량을 최소 15Bcm를 추가 공급하기로 했으며 2030년까지 최소 연 50Bcm 추가 공급이 목표(공급처는 미국 외 글로벌 국가 포함)임을 발표했다.

미국의 가스 공급 물량 규모는 시나리오를 고려해 범위를 산정해 볼 수 있는데, 하단은 가장 보수적인 시나리오(Case 1)를 가정해 2021년 미국의 유럽(EU 국가 만 포함)향 LNG 수출 물량인 21.8Bcm에 추가 공급분 15Bcm을 더한 36.8Bcm이 예상된다.

상단은 가장 낙관적 시나리오(Case 3) 고려 시 올해까지 유입된 물량(12.8Bcm)에 향후 남은 기간 동안 유입될 수 있는 최대 물량(42.8Bcm) 및 추가 공급 물량 (15.0Bcm)까지 합산한 70.5Bcm가 될 전망이다. 이는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 탈피 정책의 영향으로 증가가 예상되는 LNG 수입량을 충당하면서 러시아산 가스 수입 감축분의 절반 가량을 보완해줄 수 있는 규모다.

최근 3월 말까지 미국 LNG 프로젝트의 수출 물량 분포를 보면 실제로 유럽에 물량이 집중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 올해 첫 수출 카고를 선적한 Calcasieu Pass LNG 프로젝트는 전 물량이 유럽으로 향했고 Cameron LNG, Freeport LNG 등 기존에 아시아 비중이 높았던 (2021년 기준 각각 58%, 53%) 프로젝트 역시 2022년 유럽 비중을 급격히 높이고 (각각 53%, 70%) 있다.

올해 남은 기간 동안 미국 대규모 LNG 프로젝트들이 수출 물량을 유럽으로 선회할 여력이 남아 있기 때문에 미국으로부터의 가스 공급 물량 확보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미국 LNG 수출은 2021년 75MMt에서 2025년 110MMt 까지 증가해 글로벌 전체 물량에서 25%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IHS 기준)되며 올해 미국 LNG 선적 규모는 지난해 대비 증분만 21.7Bcm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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