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Economy역대 대선 테마주의 결말은 어땠을까?

역대 대선 테마주의 결말은 어땠을까?

역대 대선 테마주 결말 is…

기억을 되살려보면 16대 대선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충청권 수도이전 계획’을 근거로 충청권 기업의 주가가 치솟았습니다.

17대 대선에서는 이명박 후보의 4대강 공약에 힘입어 이화공영이 2000원대에서 6만7000원으로 30배 가량 올랐던 기록이 있습니다. 이명박 당시 후보는 자원 에너지 외교강화, 4대강 건설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4대강 관련 이화공영이 역대급 상승률을 기록했던 것이죠.

18대 대선에는 박근혜 후보의 저출산 대책 관련 정책공약에 힘입어 아가방이 2000원대에서 2만원으로 10배 이상 치솟았습니다. 문재인 후보와 관련해서는 바른손이 교육정책 공약에 엮여 1000원대에서 1만원으로 10배 가량 오르기도 했지요.

그리고 대선 후보의 지연, 학연에 따른 테마주가 활개를 치기 시작한 것이 바로 18대 대선부터입니다.

19대 대선에서도 이와같은 학연 • 지연 테마주들이 속속 등장합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정말 가느다란 연결고리 하나만으로도 상한가를 친 테마주가 많았습니다.

2년 동안 주가가 50배 넘게 오른 써니전자(2011~2014년 주가)의 사례도 있었는데 이유가 어이가 없지요. 안철수 대선 후보가 창업한 안랩 출신의 인사가 재직중이란 이유가 전부였거든요. 써니전자는 대선 직후 최고가 대비 88%나 하락했습니다.

그 외에는 19대 대선때에는 문재인 후보의 고령화 정책과 관련해 모나리자가 3배 이상 올랐고 홍준표 후보의 밀양신공항 정책과 엮인 세우글로벌이 3배 가량 올랐습니다.

하지만 정책주는 이전과 같은 10배, 30배에 달하는 기형적인 수익률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습니다.

20대 대선은 어떤가요?

20대 대선 역시 대선 테마주들이 출렁이고 있지만 유력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간에 아직 뚜렷한 정책적 차이점을 보이지 않고 있어 지연/학연주 외에 정책주로 엮여서 치고 나오는 종목들은 아직 없습니다.

다만 2022년 들어와 안철수 후보 관련주들이 급등세를 보이며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써니전자를 비롯하여 안랩, 까뮤이엔씨 등입니다. 이 종목들은 올 들어 3거래일 만에 1조4916억원어치가 거래되었는데, 지난해 12월 한 달간 거래량(1조1274억원)을 3거래일만에 뛰어넘은 것입니다.

그럼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수익률도 희비가 갈렸을까요? 선거 다음날만 그랬다고 합니다

대선 후 5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치러진 4번의 대선(16~19대)에서 당선자와 관련된 테마주는 선거 이튿날 주가가 오르고 패자 테마주는 주가가 내렸지만 선거가 끝나고 5일이 지나면 양쪽 모두 하락세를 보이면서 그동안의 상승분이 소멸되는 패턴을 보였습니다.

선거 전 5거래일 동안 정치인 테마주의 평균 수익률은 -6.47%, 선거 직후 5거래일 평균 수익률은 -7.7%입니다. 4번의 대선 가운데 선거 5거래일 뒤 정치인 테마주 평균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은 것은 16대 대선뿐이죠.

테마주 손실 평균 77만원

대선의 열기가 가라앉으면 테마주도 시들해지기 마련입니다. 18대 대선 후에는 정치인 테마주로 분류된 150개 종목이 반토막 났고, 17조3,000억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습니다.

한국거래소가 제19대 대선 시즌(2016년 2월~2017년 2월)에 조사한 데 따르면 테마주(정치 테마주 비중은 76.9%)는 높은 주가변동률, 거래량변동률을 보였습니다.

이 기간 동안 테마주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은 계좌당 평균 77만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같은 결말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말 비이성적인 이유로 정치 테마주에 돈이 몰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대환장 테마주들

지난해 11월 23일 주가가 전일보다 10.8%나 오른 ‘신원종합개발’은 이 회사 회장+사외이사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같은 서울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급등했습니다.

경영진이 서울대 법대 출신이란 이유만으로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되는 기업은 이밖에도 서연, 서연탑메탈, 덕성, 위즈코프 등이 있습니다. NE능률은 최대 주주가 윤 후보와 같은 ‘파평 윤씨’라는 이유로 테마주에 포함됐습니다. (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엮인 테마주도 근거가 부실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성남시장을 역임했던 이재명 후보와 연이 닿을 것 같아서(ex. 대표이사가 성남창조경영 CEO포럼 운영위원인 에이텍티앤), 대표이사가 이재명 후보와 동문이라(ex. 토탈소프트, 프리엠스)…이런 식입니다.

하지만 이유야 어쨌든 많은 투자자가 단숨에 몰려들어 주가가 급등하니 기회를 노리는 이들이 달려드는 겁니다. ‘테마주’로 찍힌 기업들은 부지런히 ‘대선 후보와의 사업적 관련성이 없음’, ‘친분 관계 없음’ 같은 공시를 내놓습니다.

​한국거래소는 불확실한 정보가 퍼진 종목의 주가·거래량이 급변했을 때 ‘풍문관여과다종목’으로 분류해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잠깐! 한국거래소의 시장감시제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투기적이거나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있는 종목 또는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종목에 대해 불공정거래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시장감시제도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시장감시제도는 투자주의종목 → 투자경고종목 → 투자위험종목 순으로 점점 경고 수위가 높아지며, 위탁증거금 100% 납부(투자주의종목), 신용융자 금지(투자경고종목) 등의 페널티 부여 하기도 합니다.

허수성 주문을 자꾸 제출하거나 시세에 과다 관여하는 투자자들의 계좌에 대해서도 감시(심하면 거래 중단까지)하고, 이상거래 혐의가 있는 종목은 별도로 샅샅이 분석해 감시하기도 합니다.


대선은 경제는 물론 사회 전반의 변화를 가져 올 ‘빅 이벤트’여서 자본시장에 관심을 갖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책을 보고 투자 종목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후보 개인과의 혈연이나 학연, 지연 등 확인 불가능한 연관성에 의존하는 대신 정책 수혜 가능성을 보라는 것입니다.

테마주 투자 정보를 내세운 오픈채팅방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합니다.

단타로 대선테마주에 투자해서 수익을 내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긴 할 겁니다. 하지만 그 타이밍을 맞추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런 불확실한 운에 님의 소중한 자금을 맡기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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